글로벌 CBDC 프로젝트 현황

2009년 비트코인의 등장 이후 가상화폐는 높은 변동성을 거치며 금융 시스템 내 역할에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의 디지털화를 통해 안정적 지불수단 제공, 금융포용성 제고, 국제 송금 비용 절감 등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34개국이 CBDC 도입을 검토 중이며, 이들 국가가 차지하는 경제 규모는 전 세계 GDP의 약 98%에 달한다. 이러한 광범위한 관심은 디지털 경제 전환에 따른 주권 금융체계의 리스크 관리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주요 국가별 CBDC 도입 및 파일럿 사례

국가	프로젝트명	단계	주요 특징
바하마	Sand Dollar	정식 발행	전국 금융 서비스에 활용, 민간 부문과 연계 확대 중
나이지리아	e-Naira	정식 발행	현지 모바일 결제 앱과 통합, 국민의 65% 이상 참여
중국	디지털 위안(DCEP)	대규모 파일럿	주요 도시에서 소비·공공요금 결제 시험 운영
유럽연합	디지털 유로	파일럿	규칙책(rulebook) 작업 완료, 유로존 4개국에서 시범 운영 European Central Bank
한국	디지털 원화	연구 단계	한국은행이 시범 거래 플랫폼 구축, 법적·기술적 검토 지속
네팔	디지털 루피	예비 파일럿	2025년 4월 예비 파일럿 시작 계획 Wikipedia

바하마와 나이지리아 등 3개국은 이미 소매(CBDC-리테일) 형태로 정식 발행에 돌입했고, 중국은 대규모 소비자 실험을 거치는 한편 유럽연합은 규칙책 완성과 함께 파일럿을 진행 중이다. 한국과 네팔 등은 아직 연구·예비 단계이나, 전 세계적으로 44건의 파일럿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점진적 확장이 예상된다.

기술적·경제적 고려사항과 최신 연구 동향

CBDC 도입 시 금융 안정성 확보,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 통화정책 운용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5년 4월 ‘Project Meridian FX’를 발표하여 FX 결제 리스크 완화와 PVP(payment-versus-payment) 시스템 연동 방안을 공유했다.

한편 IMF는 같은 기간에 발간한 정책 보고서에서 소매 및 도매 CBDC의 운영 구조, 금융 포용성 효과, 개인정보 관리 방안 등을 종합 분석했다. 주요 연구들은 CBDC가 정부의 이자 부담을 연간 GDP 대비 최대 0.5% 감소시킬 수 있고, 효율성 개선을 통해 글로벌 송금 비용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아시아 지역 협력 확대: Project Nexus

2025년 4월 3일, 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 5개국 중앙은행은 다자간 실시간 국경 간 결제 인프라인 ‘Project Nexus’의 라이브 구현 단계로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Nexus Global Payments (NGP) 플랫폼을 통해 각국 국내 즉시결제시스템(IPS)을 통합·운영하며, 송금 처리 시간을 수 초 내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이 협력 모델은 아시아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지역 내 소액 송금 비용을 평균 50% 이상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중앙집중형 분산원장 방식을 활용해 거래 투명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CBDC와 전통 금융 시스템의 상호작용

CBDC 도입은 은행 예금 이탈, 유동성 관리, 통화정책 전파 메커니즘 변화 등 전통 금융권에 구조적 도전을 야기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 발행은 현 임기(2026년 5월) 내에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전자송금 시스템의 충분한 안정성과 개인정보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 보유 한도 설정, 은행 간 시장 영향 최소화 방안을 통해 상업은행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화폐는 민간 결제서비스와 경쟁 또는 보완 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며, 제도권 금융과 핀테크가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