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경 CBDC 사업의 개요

초국경 사업은 두 개국 이상의 중앙은행 또는 정부 기관이 국경을 넘어 디지털 화폐(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이하 CBDC)를 공동으로 개발·운영함으로써 국제 결제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 포용성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CBDC 분야의 초국경 사업은 참여국 간 상호 운용(interoperability)을 강화해 외환 결제 리스크를 줄이고, 결제속도를 실시간화하며,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BIS(국제결제은행) 설문조사 결과 전체 중앙은행의 86%가 CBDC 연구를 진행 중이며, 60%는 기술 실험을, 14%는 파일럿을 배포한 상태로 나타나 국제 사회에서 CBDC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CBDC 초국경 사업은 경제개발, 환경·사회·거버넌스(ESG), 안전보장, 기술혁신 등 다양한 정책 목표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2025년 4월 기준 보고된 프로젝트만 해도 총 18건에 달하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국경을 넘어 금융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주요 초국경 CBDC 프로젝트 사례
아래 표는 대표적인 7개 초국경 CBDC 프로젝트의 참여국, 시작연도, 주요 목적을 정리한 것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BIS 혁신허브 주도로 진행됐으며, 각 참여국의 요구 사항과 정책 환경을 반영해 설계됐다.
프로젝트명 | 참여 국가(기관) | 시작 연도 | 주요 목적 |
---|---|---|---|
mBridge | 홍콩금융관리국, 태국중앙은행,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 PBOC DCRI, BIS Innovation Hub, 사우디중앙은행 | 2021 | 다자간 CBDC 즉시 결제·외환 거래 플랫폼 개발 및 실증 Wikipedia |
Dunbar | 호주중앙은행, 말레이시아은행, 싱가포르통화청, 남아공준비은행, BIS Innovation Hub Singapore Centre | 2022 | 다중 CBDC 공유 플랫폼 프로토타입 개발로 결제 비용·속도 개선 호주 중앙은행 |
Jura | BIS, 프랑스은행, 스위스국립은행 | 2021 | 도매 CBDC(유로·스위스프랑) 간 직접 결제 실험 Wikipedia |
Rialto | BIS Innovation Hub | 2025 | 모듈식 외환(FX) 구성요소 결합을 통한 실시간 국경 간 결제 개선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
Meridian FX | BIS Innovation Hub | 2025 | G20 로드맵 이행: 외환 결제리스크 완화 위한 동시결제(PvP) 기술 실험 ashurst.com |
Mariana | BIS, 프랑스은행, 싱가포르통화청, 스위스국립은행 | 2023 | 디파이(DeFi) 통합 및 공개 블록체인 상 도매 CBDC 교환·결제 시험 Wikipedia |
Icebreaker | BIS, 이스라엘은행, 노르웨이은행, 스웨덴중앙은행 | 2023 | 소매 CBDC의 국경 간 결제 가능성 및 아키텍처 검증 Wikipedia |
이 표는 전체 18건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나, 프로젝트별 참여 형태와 기술·정책적 접근 방식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데이터로 본 현재 현황
- 총 18건의 초국경 CBDC 프로젝트: BIS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초국경 CBDC 사업은 총 18건이다. 이는 2025년 4월 말 기준이며, 연내 추가 프로젝트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 중앙은행 참여 비율: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134개국 중앙은행 중 98%가 CBDC 도입을 검토 또는 연구 중이며, 초국경 협력 쪽으로 시야를 확장한 건수는 전체의 약 13%에 해당한다Reuters.
- 파일럿 규모 및 실거래 건수: mBridge 프로젝트의 2022년 3분기 파일럿 단계에서는 20개 은행이 참가해 160건 이상의 결제·외환 거래(금액 환산 기준 1억 7,100만 홍콩달러)를 수행했다홍콩금융관리국.
- BIS 혁신허브 활동: BIS 혁신허브는 2019년 출범 이후 31개 프로젝트를 완료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16개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AI, 그린 파이낸스 등 신규 분야 프로젝트를 추가로 개시할 예정이며, 국경 간 CBDC 연구 역시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Global Regulation Tomorrow.
이 같은 데이터는 초국경 CBDC가 단순 개념을 넘어 실제 금융 인프라 혁신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적·기술적 도전 과제
- 규제·법률 정합성: 각국의 금융 규제체계와 법률이 상이해 CBDC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려면 국제적인 규제 표준화가 필수적이다. 예컨대 자금세탁 방지(AML)·테러자금조달 차단(CFT) 요건을 어떻게 동기화할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다.
-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주권: 국경을 넘나드는 CBDC 거래에 있어 개인정보 보호와 거래 투명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민감한 사안이다. 개인정보보호법(GDPR 등)과 국제 규제 조화가 필요하다.
- 기술 인프라 비용: DLT(분산원장기술) 기반 시스템 구축에는 상당한 초기 투자와 운영비가 드는데, 중소 경제권 중앙은행의 재정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거버넌스 모델 확립: 다수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플랫폼의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 책임 분담과 위기 대응 매뉴얼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의 거버넌스 모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사이버 보안, 상호 연결성, 결제 속도·안정성 확보 등 다층적 과제가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기구와 민간부문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 G20 로드맵 연계 강화: 2025년 4월 발표된 Project Meridian FX는 G20이 제시한 ‘Cross-Border Payments 10개 행동 과제’ 중 핵심인 FX 결제리스크 완화와 PvP(지급 대 지급) 동시결제 모델 실험을 담당한다. 이는 향후 G20 의제와 밀접히 연결된 연구 사례로 평가된다ashurst.com.
- 민간·공공 연계 확대: 전통 금융망(SWIFT)과의 연동, 스테이블코인·디파이 서비스와의 통합 등 민간 부문과의 협력 모델이 빠르게 진화할 전망이다.
- 아시아 주도의 협력 구상: 중국과 유럽연합(EU) 주도의 CBDC 개발 경쟁 속에서, 아세안·MENA·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BIS 혁신허브를 중심으로 연대감을 형성하며 다자간 CBDC 협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 실거래 시범 확대: 초기 파일럿 단계에서 실거래 규모를 점차 확대해 수백억 달러 단위의 기업 결제 시범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초국경 CBDC는 결제 효율성 개선을 넘어, 국제 금융체제의 안정성과 주권 통화의 전략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각 국가는 기술적·법적 장벽을 해결하고 표준화·거버넌스를 고도화함으로써, 금융주권과 글로벌 연대를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